
뮤지션이자 사진가, 아트디렉터, 길거리 농구 선수이자 글로브트로터인 라미 맥다치는 자유로운 감각으로 자신의 활동을 개척하고 수집해온 인물입니다. 무엇보다 그는 음악, 향, 영화, 분위기… 등 직관으로 세상을 작곡하는 크리에이터입니다.
마리끌레르 메종 편집장 안느 데스노브레는 그의 모든 재능이 모여 꿈을 현실로 만드는 독특한 공간, 파리에 위치한 로라 제임스 하퍼 스튜디오에서 그를 만났습니다.

안느 데스노스-브레: 로라 제임스 하퍼 스튜디오는 굉장히 포근한 공기가 흐릅니다. 은은한 조명, 양면으로 돌아가는 바이닐의 리듬에 맞춰 퍼지는 향, 정성스럽게 새겨진 만트라, 전 세계 곳곳에서 촬영한 이미지들…. 정확히 어디인지 알 수 없지만, 어딘가에서 우리를 포근히 감싸 안는 느낌이에요.
라미 맥다치: 바로 그, 꿈을 위한 여백을 남겨두는 게 제 의도입니다. 여행에서 가져온 이미지와 향에는 최소한의 좌표만 남겨두어, 각자가 느끼는 것과 상상력이 향하는 방향을 마음껏 투영할 수 있도록 하죠. 언제, 어디에서 찍었는지 알 수 없는 낡은 자동차나 특정 시대를 짐작하게 하는 옷차림의 인물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타타&제도의 붉은 정원’이나 ‘봄의 첫 아침’처럼 향의 이름도 구체적인 장소 대신 분위기를 암시하는 데 그쳐요. 모든 것을 알고, 선택하고, 통제하고, 평가할 수 있는 도구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우리가 일부러 길을 잃고, 미지와 신비로 이루어진 또 다른 차원으로 들어가 마침내 꿈을 꿀 수 있게 되는 건 정말 필수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보가 적을수록 좋습니다. 꿈은 곧 자유니까요.
ADB: 로라 제임스 하퍼 스튜디오는 당신의 모든 재능과 열정, 예술적 표현과 직업적인 활동이 한자리에 모이는 곳 같아요. 악기를 한 번도 다뤄본 적 없는 사람이라도 이곳에 오면 음악을 연주하고, 곡을 만들고, 후각 아카이브 라이브러리를 탐험하고, 차와 필터 커피를 맛볼 수 있고(이 디테일이 정말 중요합니다!), 여행·음악·농구·댄스를 한데 엮은 영화—여러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한 “WITH” 같은 작품들—를 볼 수 있죠. 우리의 모든 감각이 이곳에서 호출됩니다.
RM: 감각과, 또 감정이죠. 이곳은 속도를 늦추고, 내려놓기 위한 공간입니다. ‘함께’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그게 바로 삶의 의미이고, 제가 믿는 삶의 방식입니다. ‘맞서서’는 어떤 것도 이길 수 없습니다. 사물, 사람, 사건 그 무엇에 대해서도요. 하지만 ‘함께’ 하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함께(together)’와 ‘지혜(wisdom)’를 합친 ‘위드돔(Withdom)’이란 개념을 만들었습니다. 일종의 삶의 법칙 같은 거죠. 제 향수 이름인 ‘조금씩 조금씩 기쁨으로’나 ‘함께하면 언제나 더 좋습니다’ 같은 만트라에서도 이 생각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
ADB: 여행은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이어주는 축 같군요…
RM: 지난 20년 동안 제가 떠난 여행은 모두 나눔, 창조, 그리고 감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먼저 가족이 있고, 로라 제임스 하퍼라는 이름을 함께 만든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우리가 함께 곡을 쓰는 뮤지션들(놀라운 목소리를 지닌 싱어들), 함께 플레이하는 길거리 농구 선수들, 댄서들…. 이 모든 만남 속에서 나눈 여행과 창의적인 교류의 순간들이 제 영화의 재료가 됩니다. 그것은 다큐멘터리도, 허구도 아닌, ‘함께한 시간’을 담아낸 영화죠.
여행은 우리를 다른 문화와 무한한 세계로 열어 줍니다. 변화와 거리를 선사하죠.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는 사실을 가장 빠르게 깨닫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여행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었던 것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고, 예상보다 훨씬 더 열려 있는 존재임을 알게 됩니다. 가능성은 더 많고, 훨씬 더 광대합니다. 여행은 우리를 행동하게 하고, 꿈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주는, 일종의 시와도 같습니다.
안느 데스노스-브레, 「라미 맥다치의 이야기」
마리끌레르 메종 프랑스판 2022년 6월호, p.18–20
사진: Paul Blind
